다이슨, 첨단 기술로 영국 농업을 혁신하다
진공청소기와 헤어 드라이어로 유명한 다이슨이 사실은 영국 최대의 농업 기업 중 하나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언뜻 보면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두 분야의 조합은 다이슨이 추구하는 핵심 철학, 즉 '엔지니어링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가치에서 시작됩니다. 이 글에서는 첨단 기술을 농업에 접목해 식량 안보와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다이슨의 놀라운 도전을 깊이 파헤쳐 봅니다.
다이슨, 왜 갑자기 농업에 뛰어들었을까?
첨단 가전제품 기업이 농업에 진출했다는 소식은 다소 생뚱맞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영국이 직면한 심각한 문제와 맞닿아 있습니다. 영국의 식량 자급률은 꾸준히 하락해 과일과 채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기후 변화와 브렉시트 같은 외부 요인들은 식량 공급망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다이슨의 창업자 제임스 다이슨은 이 문제를 기술로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그는 영국 농업이 '더 나은 맛과 더 높은 품질을 추구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되어야 한다고 믿었죠. 이는 과거 그가 기존 진공청소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수많은 실패를 거듭하며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냈던 방식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다이슨의 농업 진출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사업 확장이 아니라, 엔지니어링을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다이슨식 솔루션'**인 셈입니다.
축구장 2만 개 크기의 첨단 농장
다이슨이 소유한 '다이슨 농업(Dyson Farming)'은 런던에서 북동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링컨셔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 규모는 무려 150㎢에 달하며, 이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50배, 축구장 2만 개에 해당하는 엄청난 크기입니다. 이곳에서 다이슨은 다양한 종류의 작물과 가축을 기르며 농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생산: 다이슨 농장에서는 밀, 보리, 감자, 콩, 사탕무 등 전통적인 작물 외에도, 소고기와 양고기 같은 축산물도 생산합니다. 특히 이들이 공을 들이는 작물은 바로 딸기입니다.
지속 가능한 순환 농업: 다이슨은 단순한 대량 생산을 넘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지속 가능한 농업을 추구합니다. 농장에서 발생하는 작물 부산물은 혐기성 소화조로 보내져 메탄가스를 생산하는 데 사용됩니다. 이 가스는 스마트 팜 온실에 필요한 전기와 열을 공급하고, 남은 부산물은 다시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비료로 재활용됩니다. 이처럼 자원이 순환하는 **'닫힌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양을 방목해 토양을 개량하고, 멸종 위기 조류가 다시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등 생물 다양성 보존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로봇과 빛으로 키운 완벽한 딸기
다이슨 농장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첨단 기술이 총집합된 딸기 재배 시스템입니다. 이들은 맛보다는 운송에 초점을 맞춘 기존의 수입 딸기와 달리, 본연의 맛과 향을 극대화한 딸기를 생산하는 데 집중합니다.
정밀한 환경 제어: 딸기 온실은 빛, 온도, 습도, 영양분 등 모든 환경이 컴퓨터로 정밀하게 제어됩니다. 최적의 환경에서 자란 딸기는 한겨울에도 풍부한 맛을 자랑하며, 런던의 최고급 백화점인 해러즈(Harrods)에서도 판매될 정도로 그 품질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24시간 일하는 로봇 농부: 다이슨 농장에서는 사람의 손길이 닿는 곳마다 로봇이 활약합니다.
살균 로봇: 레일 위를 움직이는 로봇은 **자외선(UV)**을 쬐어 곰팡이 발생을 억제합니다. 이는 살충제를 사용할 필요성을 없애 건강한 딸기를 생산할 수 있게 해줍니다.
생체 방제 로봇: 로봇이 해충을 잡아먹는 이로운 곤충들을 온실 곳곳에 정확하게 풀어놓아 생물학적 방제 효과를 극대화합니다.
수확 로봇: 가장 놀라운 기술은 바로 수확 로봇입니다. 이 로봇들은 24시간 내내 온실을 오가며 익은 딸기를 정확하게 식별하고, 상처 없이 조심스럽게 수확한 뒤, 크기별로 분류하는 작업까지 완벽하게 수행합니다.
혁신적인 수직 농업: 다이슨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회전식 수직 농업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이 시스템은 단위 면적당 수확량을 250%나 높이며, LED 조명을 보조로 사용해 모든 딸기가 최적의 햇빛을 받을 수 있도록 해 맛과 품질을 더욱 향상시킵니다.
미래를 키우는 다이슨의 인재 양성 철학
다이슨의 농업 혁신은 결국 '사람', 즉 엔지니어링 인재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제임스 다이슨은 영국 내 엔지니어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7년 **'다이슨 엔지니어링 기술 연구소(Dyson Institute of Engineering and Technology)'**를 설립했습니다.
이 연구소는 일반적인 대학과 완전히 다른 혁신적인 시스템으로 운영됩니다. 학생들은 등록금 없이 학업을 이어갈 뿐만 아니라, 급여를 받으며 다이슨의 연구 개발(R&D)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합니다. 학생들은 농업, 로봇 공학,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의 최신 기술을 현장에서 배우고, 직접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쌓으며 미래를 이끌어갈 핵심 인재로 성장합니다. 이는 다이슨이 농업과 같은 새로운 분야에 지속적으로 도전하고 혁신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농장에서 헤어케어 제품까지, 다이슨의 거대한 연결
다이슨의 농업은 단순히 식품을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그들은 농장에서 재배한 작물을 자신들의 소비재 제품에 직접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이슨 농장에서 특별히 개발된 해바라기 품종은 천연 세라마이드가 풍부해, 이를 추출하여 새로운 헤어케어 제품의 핵심 성분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다이슨이 추구하는 거대한 비전을 보여줍니다. 농업과 가전제품이라는 전혀 다른 분야를 '엔지니어링'이라는 핵심 가치로 연결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죠. 진공청소기로 시작해 이제는 농업과 바이오 기술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혁신을 이어가는 다이슨의 행보는 앞으로도 전 세계에 놀라움을 선사할 것입니다.
'기술력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 '자연친화적인 방법으로 로봇을 활용한 작물 생산', '그리고 인재를 양성하려는 철학'이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이 이야기는 현대 사회가 가장 필요로 하는 해결책을 모두 담고 있는 듯합니다.
이 모든 놀라운 이야기는 아래 영상에 담겨 있습니다! 다이슨의 혁신적인 농업 현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세요.
